1. 연구의 개요 선진국의 산학협력은 주로 미래 성장산업으로 거론되곤 하는 IT, BT에 대한 R&D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산?학?연이 공동 연구?투자하는 형태가 많다. 특히 대학과의 긴밀한 연관을 바탕으로 산학협력을 추진하고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또한 정부와 공공, 민간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의 견실한 협력과 조화 속에서 이룩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산학협력을 통한 지역발전은 세계적인 추세이며, 미래 성장산업에 대한 지원은 물론 낙후되었던 지역이나 침체에 놓여 있던 지역경제를 산학협력을 통해 회생시켜 세계적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속적 경제성장을 위해 미래 성장 동력을 집중 육성하는 것을 정책적 목표로 설정하고, 정부 주도의 강력한 국가균형발전계획에 따라 산학협력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우리나라 상황에서 과학기술 분야 R&D를 중심으로 산학협력을 통한 성공적인 국가발전을 이룩한 핀란드의 산학협력 현황과 제도를 분석하여 그 시사점을 도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의를 지닐 것으로 본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의 부흥과 성공적 산학협력 모델을 통해 1990년대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높은 수준의 국가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핀란드의 산학협력제도를 연구하고 그 시사점을 도출하여 향후 국내 산학협력 제도 발전을 위한 정책적 방향을 제시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특히 핀란드가 R&D 중심의 산학협력을 통해 국제 경쟁력을 향상시킨 부분에 주목하여, 핀란드의 산학협력 모델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 어떠한 정책적, 제도적, 사회적 지원체계가 조성되어 있는가를 살펴보고, 핀란드 산학협력의 주요 주체들의 역할이 무엇인가, 핀란드 산학협력 성공의 주요 요인인 클러스터의 특징과 산학협력 현황을 살펴보고, 대학에서의 R&D 관련 활동과 인력양성을 연구함으로써 향후 국내 산학협력 제도 및 시스템 구축에 주는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2. 산학협력 제도와 국내 산학협력 현황 산학협력에 대한 정의는 매우 다양하나 본 연구에서는 인력의 양성, 연구개발, 기술이전 및 산업자문을 촉진하기 위한 국가, 지자체, 교육기관, 연구기관 및 산업체간의 조직적이고, 유기적인 인적?물적?정보자원의 협력적 교류라고 정의하고자 한다. 국내 산학협력 현황을 살펴보면, 먼저‘산업교육 진흥 및 산학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일명‘산학협력촉진법’)에 따라 전국 대학 및 전문대학, 기능대의 산학협력단의 설치 및 운영을 들 수 있다. 다음으로 교육인적자원부가 주관하는‘지방대 혁신역량강화사업(‘누리사업’)’으로 2004년도에 시작된 5년간 총 1조4200억 원이 지원될 예정이며, 또한 교육인적자원부와 산업자원부가 공동으로 주관하여 실시하고 있는 산학협력중심대학 육성사업이 있다. 이밖에도‘성장 동력 특성화 대학지원사업’을 들 수 있는데 관련 지방자치단체가 지역별 신성장 동력 창출을 위해 산업 클러스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의 산학협력은 ‘누리사업’, ‘성장동력 특성화 대학 지원 사업’, ‘산학협력 중심대학’, ‘산학협력단’, ‘학교기업’ 등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으나, 산학협력이 국가 전체차원에서 시스템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정부 부처별로 개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 결과 산학협력의 창구가 단일화되지 못하고, 종합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되어 시너지 효과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유사한 사업간 연계 및 협조체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예산의 중복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또한 기업은 산학협력에서 인력양성보다 R&D 측면의 산학협력을 더욱 원하고 있으나, 대학은 산업수요에 맞는 인력의 양성과 공급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어 기업과 대학이 추구하는 바가 서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3. 핀란드 국가혁신시스템의 특징 가. 경제적 배경 핀란드는 1980년대 초반에 대외 무역에서의 가격 경쟁력, 국영기업 중심의 투자 집중화로 제조업이 급성장하였으며, 구소련 및 동구 유럽과 서구 유럽을 연결하는 매개 거점으로서의 이익, 통화정책 등으로 상당히 빠른 경제성장을 달성하여 국민소득 1만 불에서 2만 불대로 진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1990년대 초반에 금융위기에 직면하게 되어 국가적 위기를 맞이하게 되고 국민소득은 다시 1만 불대로 하락하였다. 1990년대 중반 이후 경기침체에 대처하기 위해 R&D 투자 증대 및 혁신을 위한 활동 촉진 정책을 실시하였는데, 그 결과 급격한 구조적 변화를 수반하여 ICT와 관련 하이테크산업의 성장을 가져왔다. 2004년에는 GDP 3.7%의 성장을 달성하여 OECD국가 중 가장 높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 그 성과로써 핀란드는 WEF 국제경쟁력보고서에서 2003년 이래 3년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핀란드의 국가경쟁력 상승의 배경에는 핀란드의 과학기술혁신시스템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 혁신시스템 핀란드의 혁신시스템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일반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자금배분을 조정하며 연구개발을 촉진하고 연구기관간의 중복을 조정하는 과학기술정책위원회, 교육부, 무역산업부를 포함한 정부부처, 의회 산하의 핀란드국립연구개발재단, 학술원, 국립기술개발청 등의 기구가 있다. 지역에는 지방자치단체와 무역산업부 산하의 지역고용경제개발센터가 있으며, 각 지역마다 과학기술단지 및 전문기술프로그램센터에서 연구개발, 지식과 기술이전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연구를 수행하는 기관으로는 기업, 대학 등 고등교육기관, 연구소 등이 있으며 이밖에 민간기업, 공익기업, 은행, 비즈니스 파크, 인큐베이터 기구 등이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을 지원하고 있다. 다. 혁신시스템의 주요 기관 및 특징 핀란드의 국가경쟁력의 핵심으로 평가되는 기구는 국무총리 산하 민관 합동으로 구성된 “과학기술정책위원회(STPC: Finnish Science and Technology Policy Council)”이다. 위원회의 주요업무는 과학기술 정책을 공공의 입장에서 적합하게 관리하며 의회에 타당한 계획들을 제안한다. 정부부처 산하에는 국가의 과학기술 정책을 입안하고, R&D 연구 기획, 자금 지원 및 산학협력을 관장하는 기구를 설치하고 있는데, 교육부 밑에는 핀란드 학술원(Academy of Finland)을 두어 고도의 과학 연구 수행이 가능하도록 장기적인 질 위주의 연구자금 지원과 과학 및 과학정책 정책 전문 지식 활용, 과학 및 과학 연구의 지위를 강화하고 있다. 무역산업부 밑에는 핀란드 국립기술개발청(National Technology Agency of Finland: TEKES)이 있어 실질적으로 R&D 자금을 관장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핀란드 국립연구개발재단(Finnish National Fund for R&D, SITRA)은 의회산하 기관으로 독립된 연구자금을 이용하여 혁신과 산업발전을 위한 정책적 연구에 자금을 지원하고 이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핀란드 기술연구센터(Technical Research Center of Finland, VTT)는 중앙정부의 교육부 및 무역산업부 이외의 다른 부서들의 산하기관으로 기업의 상업적 연구, 기업 및 정부기관과의 공동연구, 자체 R&D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4. 핀란드의 산학협력과 산업 클러스터 가. 핀란드 산업정책 1990년대 핀란드 산업혁신시스템 모델의 특징은 과학?기술?혁신정책의 강력한 통합이다. 핀란드는 국가혁신시스템의 핵심을 과학기술정책으로 설정하고 산업정책에 있어서 클러스터를 확산시키기 시작했다. 그리고 R&D, 교육, 기술적 인프라에 대한 공공지출을 산업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요소로 선정하였다. 또한 산업정책에 있어 다중선형모델에 기초한 시스템적 관점 조기 도입하였다. 핀란드는 과거의 순차성을 강조했던 단순 선형모형에서 벗어나 동시성을 강조하는 다중선형모델을 개발했는데, 이는 지식사회의 특징인 지식의 빠른 확산 속도, 제품의 수명 주기 단축의 현상을 조기에 인식하여 R&D와 신제품 출시가 동시에 가능하도록 하는 모델이다. 핀란드는 연구, 상품개발, 상업화와 연구개발 승인, 대출, 주식취득, 서비스제공이라는 요인들을 결합하였다. 이 모델에서는 대학, 연구소, 학술원, TEKES, TE-Centres, Finnvera, Sitra, Finpro 등의 기관이 각각의 고유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다른 기관들과 상호 작용을 통해 동시적으로 의사결정을 한다. 그 결과 연구와 상업화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게 되었다. 클러스터 프로그램의 도입과 R&D를 통한 산학협력으로 핀란드는 ICT 클러스터의 육성을 위해 기초연구기반의 강화, 클러스터 정책의 개발, 신?구 경제의 융합, 기술혁신 및 노동경쟁력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투자하였다. 이와 함께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의 지원으로 과학도시(technopolis) 또는 과학단지(technopark)의 건설을 통해 이공계열 대학들과 각종 연구소, 의과대학과 종합병원뿐만 아니라 전국에 흩어져 있던 기업들과 민간연구소들을 입주시켜 자연스럽게 산학연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핀란드 국립기술개발청 및 기술연구센터의 경우 민간기업에 R&D 자금을 제공하면서 대학 및 연구소와 산학연 협력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핀란드의 R&D 인력은 지속적으로 증가 하여 2005년 현재 약 75,000명으로 전체인구 500만명을 감안할 때 매우 높은 수준에 이르고 있다. 나. 지역클러스터 운영 및 산학협력 핀란드 클러스터 구조 및 운영의 특성을 살펴보면, 클러스터 육성, 개발 및 운영, 산학연의 협력, 뉴 테크놀로지 중심의 클러스터를 육성, 클러스터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한 Center of Expertise(CoE) 프로그램의 성공적 운영을 들 수 있다. 이중 CoE는 지역 및 국가의 자원을 공동 이용함으로써 지역의 경쟁력과 전문성을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지역에서는 TEKES, 학술원, 대학, 연구소, 기업 등이 기술개발, 기술이전, 상업화 등에 공동으로 협력하고 있다. 5. 핀란드 고등교육과 산학협력 가. 고등교육체제 핀란드는 2005년 기준 GDP의 3.5%를 R&D에 투자하고 있으며, 매년 평균 15,000명의 학사 및 석사와 1,400명의 박사 인력이 배출되고 있다. 핀란드의 고등교육제도는 대학(University)과 폴리텍대학(Poly technics)의 두개의 영역으로 구분되어 운영되고 있다. 대학은 R&D를 통해 최고수준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폴리텍대학은 전문적 고등교육을 제공하여 현장 실무와 그 향상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개발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높은 수준의 직업전문가를 양성하고자 운영되고 있다. 나. 고등교육기관에서의 산학협력 R&D에 있어 대학과 폴리텍대학의 역할을 구분하면 대학은 과학적 연구와 이에 기초한 교육 및 연구자 훈련을 담당하고 있다. 반면에 폴리텍대학은 지역의 산업구조에 따라 산업계의 요구에 맞는 교육, 산업계 지원, 지역개발을 주로 담당하고 있으나 최근에 R&D 활동이 증가되고 있는 추세다. 핀란드는 2004년 대학법을 개정하면서 산학협력을 활성화시키기 위하여 대학에 제3의 의무를 부과하였다. 그 결과 대학은 주변사회와 상호 교류를 통해 연구결과를 주변사회에 제공해야 하게 되었다. 이를 통해 그동안 교수 개인 차원에서 이루어지던 산학협력을 시스템적 차원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었다는데 의미가 있다. 다. 고등교육기관에 대한 R&D 재정 지원 핀란드는 GDP의 약 3.5%를 R&D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는 전세계에서 스웨덴 다음으로 높은 수치이다. 이 중 약 20%의 예산을 고등교육기관에서 사용하고 있다. 또한 대학은 정부 R&D 예산의 약 26%를 사용하고 있으나 폴리텍대학은 0.3%만을 사용하고 있어 실질적인 R&D 활동은 대학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핀란드 정부는 지역에서의 R&D 활동을 촉진시키기 위하여 폴리텍대학의 R&D 지원을 지속적으로 증가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핀란드의 중소기업 프로젝트의 약80%가 산학협력을 통해 수행되고 있으며, 무역산업부 산하의 TEKES의 전체 R&D 자금 중 약 62%가 산학연 협력을 통해 수행되고 있을 정도로 고등교유기관과 기업간의 산학협력이 활성화되어 있다. 라. 고등교육기관에 대한 R&D 인력 양성 핀란드는 인력양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제도적으로 박사학위자의 연령을 낮추기 위하여 박사학위 취득기간을 최소한 4년 이상으로 정한 대학원시스템을 도입하여 박사학위취득자의 평균연령을 대학원 출신의 경우 32세로 낮췄다. 핀란드의 박사학위 취득자는 1990년 490명에서 2004년 1,400명으로 증가했으며 2008년부터는 매년 1,600명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다. 그 결과 핀란드 전 세계에서 노동인구 천명당 13.1명이라는 가장 높은 비율의 연구자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R&D 인력의 약 53%가 기업에서, 33%가 고등교육 분야에서, 나머지 14%가 공공부문에서 종사하고 있다. 그러나 박사학위자의 60%가 고등교육기관에서 근무하고, 14%만이 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이와 같이 기업에서 종사하는 인력이 낮은 이유는 박사학위과정이 너무 이론적이라는데 기인한다고 평가되고 있다. 그 결과 핀란드의 박사학위과정도 좀 더 현실과 연계된 실무중심적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마. 핀란드 고등교육에서의 산학협력의 주요 이슈 핀란드 고등교육에서의 산학협력의 주요 이슈는 일반대학의 경우 교수는 산학협력을 개인적인 차원에서 수행하고 있으며, 연구자들은 주로 이론적인 논문작성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어 조직적이고, 시스템적인 산학협력 환경이 아직은 조성되어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대학에 지원된 R&D자금은 대부분 기초연구에 사용되어지고 있어 응용연구를 통한 산학협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폴리텍대학은 전통적으로 지역사회의 수요에 맞는 고급 기술인력 양성을 위한 기술교육에 주력해 왔으며, 최근들어 R&D 분야 산학협력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나 재정적?연구자 인력 측면에서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 종합기술대학은 전국에 5개가 있는데, 실질적 의미의 산학협력은 여기에서 성공적으로 수행되고 있다. 헬싱키기술대학의 경우 박사과정 학생의 약 50%가 산업체에 근무하고 있으며, 기업으로부터 많은 R&D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그러나 종합기술대학의 문제점은 대학원생들이 지나치게 R&D에 투입되고 있어 이론적 교육이 약하며, 중도 탈락자가 많이 나타나고 있고, 연구 인력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며, 개별 기업과 밀접하게 연계된 산학협력을 추진하는 관계로 연구단위가 너무 작고 세분화 되어 있어 대규모 R&D를 수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바. 헬싱키 기술대학 사례 헬싱키 기술대학은 핀란드의 핵심 산학협력 클러스터인 오타니에미 사이언스 파크와 이노폴리 기술센터 부근에 위치하고 있으며, 과학, 기술 및 건축분야에서 핀란드 및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고 있다. 전체 재정의 약 44%를 산학협력을 통해 외부에서 조달하고 있으며, 첨단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과학적 R&D를 수행하고, 그 결과에 기초한 최고수준의 교육을 실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대학의 특징은 최우수 연구센터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외 다수의 기관과 산학협력 연구 선도하고 있고, 대학원 중심의 교육을 통해 매년 약 150명의 박사를 배출하고 있으며, 학습 및 연구의 실질적 접목지향하고 있다. 그 결과 핀란드 산학협력의 실질적인 중심기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6. 시사점 인구 500만의 핀란드가 1990년대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극복하고 국민소득 30,000불대의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은 국가혁신체계의 수립에 따른 정부, 대학, 연구소, 기업 간의 산학협력과 네트워킹을 통해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고 연구개발 및 제품상용화를 추진한 것에서 비롯된다. 핀란드의 산학협력 제도 연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책적 시사점으로는 국가적 혁신시스템의 구축의 필요성 및 시스템적 사고에 입각한 클러스터개념 도입과 산학협력의 핵심을 교육위주의 개념에서 벗어나 R&D 중심의 개념으로의 전환을 들 수 있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국가적 혁신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산학협력은 ‘누리사업’, ‘성장동력 특성화 대학 지원 사업’, ‘산학협력 중심대학’, ‘산학협력단’, ‘학교기업’ 등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으나, 산학협력이 국가 전체차원에서 시스템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정부 부처별로 개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 결과 산학협력의 창구가 단일화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종합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되어 시너지 효과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유사한 사업간 연계 및 협조체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예산의 중복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핀란드의 과학기술정책위원회와 같이 국가 전체의 산학협력을 총괄하는 기구의 구성이 절실한데, 이러한 기구는 국가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산업별 차원에서도 필요하다. 또한 지역의 경쟁력과 자원의 공동이용을 위한 지역단위의 지역공동경제개발 센터의 구축도 필요하다고 본다. 국가의 일반적인 산학협력 정책을 수립하고, 필요한 자금을 조성 및 배분하고, 연구개발을 촉진하며, 상호 중복이 발생할 수 있는 부분들의 조정을 통해 연구개발 수행에 산학협력기반을 조성하고, 기술과 지식이전 및 상품화까지 연계될 수 있도록 하는 국가적 정책을 주관하는 상설 기관 및 이러한 기관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해주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또한 대학과 산업간, 대학과 대학간, 기업과 기업간의 협력을 촉진할 수 있는 재정적, 제도적 지원체계의 구축도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산학협력 개념의 확대와 다중선형모델적 사고에 입각한 클러스터 개념의 도입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산학협력을 크게 산학간 협력을 통한 인력양성, 산학간 인적?물적 자원의 교류, 산학협동을 통한 기술개발 및 기술이전으로 대별하고 있다. 핀란드 산학협력은 이러한 개념을 확대하여 상품과 서비스의 생산도 산학협력의 개념에 포함시키고 있다. 지식경제의 진전과 더불어 기술의 확산, 혁신간의 연계, 생산에서의 가치사슬의 복잡화, 조직의 내?외부적 네트워크화가 가속화되고 있고, 상품 및 서비스의 개발에서 진부화 단계까지 제품 수명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는 것이 현대 사회의 특징이다. 이러한 변화에 앞서가기 위해서는 동시적인 협력과 경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동시적인 경쟁과 협력을 위해서는 기존의 연구-개발-상품개발-상업화로 이어지는 선형구조의 클러스터의 구축만으로는 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 이제는 각각의 정책 수립기관, 실행기관, 지원기관들의 기능이 서로 맞물려서 작동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개발, 상품개발, 상업화, 자금지원, 서비스 제공, 생산시설 구축, 생산이 동시에 가능하도록 하는 동시성을 추구할 수 있는 클러스터를 구축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핀란드의 다중선형모델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한 수단으로는 지역단위에서 R&D의 결과를 인큐베이팅 할 수 있도록 민간기업, 지자체, 금융기관, 대학, 연구소들이 정보를 교류하고, 지식을 이전할 수 있고, 협력할 수 있는 핀란드의 Center of Expertise와 같은 산학연공동지역기술혁신센터가 설립되어 모든 산학협력 관련 활동을 한 장소에서 한 번에(one-stop)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산학협력의 핵심을 교육위주의 개념에서 벗어나 R&D 중심의 개념으로 전환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산학협력은 주로 인적자원개발(Human Resource Development, HRD)위주의 산학협력에 중심을 두고 있다. 대학은 현장밀착적 교육프로그램 개발, 인력교류, 위탁교육, 현장실습, 인턴제 등 산업체의 수요에 맞는 인력양성과 공급을 중심으로 산학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에 기업은 대학전문가로 부터의 기술개발 지원 및 애로기술 해결 등 R&D 기능을 가장 원하고 있다. 수요자와 공급자간의 목적이 서로 다른 것이 현실이다. 이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점은 상호간에 상대방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로가 일하는 방식, 서로의 목표, 상대방의 능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현실이다. 현장의 수요를 파악하여 교육을 해야 한다는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방법을 다른 곳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핀란드 산학협력의 중심개념은 R&D를 통한 교육이다. R&D 활동을 공동으로 협력하여 수행하면서 여기에서 얻어진 결과를 교육에 반영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05년 대학법을 개정하여 대학의 사회적 참여를 통한 상호작용과 교류활성화를 촉구하고 있다. 또한 현장 밀착적 교육위주로 운영되던 폴리텍대학도 R&D 기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의 현 위치는 R&D 주도 단계로 이행해가는 과정에 있으며, 다양한 R&D 프로젝트에 학생과 교수가 참여함으로써 단순한 이론적인 교육, 시대에 뒤떨어진 교육이 아닌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얻어진 지식을 교육에 반영하여야 한다. 우리나라는 R&D 규모에서는 세계 8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GDP 대비 R&D 비율은 2.6%로 핀란드의 3.5%에는 많이 못 미치는 실정이며 국가 경쟁력은 21위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또한 R&D의 핵심인 박사급 인력도 배출 비율도 OECD 국가 평균보다 낮으며, R&D 전문역량을 갖춘 이공계 박사인력 비중은 선진국 및 기술 강소국에 비해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 핀란드는 매년 1,400명씩이 R&D 인력을 배출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증가시켜 2008년에는 매년 1,600명 배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석사학위 과정과 박사학위 과정의 대학원 교육육의 질을 개선하여 석사학위 후 4년 만에 박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R&D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대학교육시스템에 대한 점검과 보완이 필요하다.